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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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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줄임말', 같은 가족의 불편한 동거 ‘별걸 다 줄이네’, ‘이건 대체 무슨 한자야?’ 우리 사회에서 항상 들려오는 말이다. 젊은 세대는 갈수록 한자를 읽을 줄 모르고, 시니어 세대는 외국어 공부보다 어려운 줄임말들을 배우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같은 한국어를 사용하지만 세대가 달라지면 일상에서 쓰는 말이 달라지는 현실이다. 각 세대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결국 세대 간의 소통은 해가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이음-세는 항상 강조해 왔다. 우리는 달라진 것이 아니라 서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어딘가 낯설어 보이는 것에도 사실은 연결되어 있는 궤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번 ‘세대를 이음’에서는 알고 보면 한 가족이었던 두 이산가족, 한자어와 줄임말을 상봉시키고자 한다. 그렇다. 실은 한자어와 줄임말 모두 똑..
우리의 삼시세끼를 둘러싼 오해들 ‘언제 한 번 밥이나 먹자’, ‘식사하셨어요?’ 다음과 같이 상대의 안부를 묻기 위해 식사 여부를 물어볼 정도로 한국인의 밥 사랑은 역사에서도 도드라지게 찾아볼 수 있다. 조선에 찾아온 서양 선교사들은 조선인들의 식사량이 엄청나다고 밝혔으며, 해외에 파견된 사신들은 음식을 적게 받았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은 오랜 기간 의식주에서 식을 가장 중요시하는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한때는 전 국민의 꿈이었던 흰 쌀밥에 고깃국을 어렸을 때부터 배부르게 먹고 자란 세대가 나타났다. 세계화 시대가 열리며 다른 나라의 음식을 즐겨 먹는 세대도 등장했다. 보릿고개를 경험한 시니어 세대, 정겨운 한식과 해외 음식을 동시에 X세대, 세계화된 입맛을 가진 MZ세대. 모두 똑같이 밥..
향수, 보이지 않는 매력을 꾸미다 향기는 보이지 않지만 너무나 잘 보이는 요소다   눈으로는 향을 볼 수 없지만 향을 맡으면서 그 향에 대한 기억과 추억으로부터 연상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곤 한다. 좋은 향은 좋은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 이러한 배경에서 사람들이 각자만의 다양한 향수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향수는 각종 화학 원료를 배합해 우리에게 어울리는 향과 이미지를 제공한다.  우리는 온갖 미디어를 통해 향수의 향기로움을 접한다. 당장 뿌리기만 해도 매력이 생길 것만 같이 보인다. 그러나 더욱 향기롭게 보이려는 향수의 모습이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안긴다. 향수의 종류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유명한 브랜드에서 나온 향수부터 시작해야 할지, 올리브영에 가서 직접 뿌려보며 찾아봐야 하는지 등 수많은 질문이 스쳐 지..
향기, 보이지 않아도 반드시 챙겨야 할 매력 우리는 지금도 향을 맡는다 카페의 고소한 원두 향, 새 옷을 샀을 때 나는 특유의 원단 냄새, 백화점의 강렬하고 풍부한 향수들의 향. 사람의 오감 중 후각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선물해 주었다. 단순히 생존을 위해 상한 음식의 냄새를 구별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의 우리는 향으로 자신의 이미지와 매력을 발산한다. 그에 맞춰 다양한 향이 개발되었고 세상은 다양한 향기로 물들어졌다. 지금 우리에게 향이란 향기는 생존과 직결되는 요소는 아니다. 실제로 냄새가 좋지 못할지라도 먹고, 자고, 입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의식주 문제가 해결된 이후 점차 향기에 관심 갖기 시작했다. 홍익대학교 건축학부 유현준 교수의 저서 「어디서 살 것인가」에서는 ‘인간이 잘살게 되면서 좋지 못한 냄새와 소리..
음료수 大 자로 주세요 “디카페인 콜드 브루 벤티 사이즈로 주세요.”, “자몽 허니 블랙티 톨 사이즈로 주세요.”. 이런 용어들은 젊은 세대가 스타벅스 등의 카페에서 대용량의 마실 것을 주문할 때 쓰는 말이다. 음료의 벤티 사이즈, 톨 사이즈를 만약 옛날 다방에서 부르게 된다면 “다방 커피 大자로 주세요.”와 “쌍화차에 노른자 2개 넣어주세요.”가 된다.  다방과 카페는 차나 커피처럼 마실 것을 판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두 공간을 별개의 공간으로 여긴다. 요즘 카페에서는 무수히 많은 종류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크기의 음료수와 디저트들을 제공한다. 시니어 세대가 사랑했던 다방, 젊은 세대가 내 집처럼 찾는 카페의 차이점이 이 사실에 있다. 생수를 사 먹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라에서 빠른 시간 음료 문화..
여기에도 추억이? 젊은 세대가 찾았던 추억의 장소들 누구에게나 추억이 있지 않은가. 우리는 내일을 향해 지금을 살며 어제를 추억한다. 추억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사람이 추억을 떠올리는 방법의 하나로 추억의 장소를 찾아가곤 한다. 분명 어제의 그 장소였지만 오늘 보이는 달라진 모습에 사뭇 아련함이 몰려오기도 한다. 진정한 낭만과 모험을 즐겼던 시니어 세대와 골목대장 X세대는 같은 장소를 지나가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유년 시절을 겪지 못한 MZ세대는 어떠한 추억을 가지고 살고 있을까? MZ세대도 향수를 느끼는 똑같은 사람일 텐데 말이다.   그래서 이음-세는 이번 글을 통해 시니어 세대가 처음 들어보는 추억의 장소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당연히 젊은 세대도 놀이터와 운동장 같은 바깥에서 뛰어놀았던 기억이 있지만,..
커피, 일상에서 여유와 힘을 주는 존재 커피 고소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나고, 씁쓸하지만 그 맛에 매료되는 음료. 바쁘게 살아가는 직장인과 학생들에게는 피로 회복제로, 여행을 가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유를.   커피는 지금 우리의 삶에 여러 의미를 가져다주는 존재이다. 도시 위주로 갑자기 늘어난 프렌차이즈 카페와 감성 카페들은 우리가 커피로부터 많은 것들을 얻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학원가와 직장이 많이 위치한 곳에는 값싸고 용량이 많은 프렌차이즈 카페들이 즐비해 있다. 그곳에서 커피는 에너지와 피로회복제의 역할로 사람들에게 소비된다. 서울의 익선동, 경주의 경리단길과 같은 장소는 '카페 거리'로 유명하다. 그곳에서 커피는 여유와 주변의 예쁜 경치를 볼 수 있는 역할로 소비된다. 이처럼 커피의 본질은 장소에 따라 달라지지 않지만..
세대 차이? 시대 차이! 이전까지는 없었던 ‘세대 연결’ 매거진, ‘이음-세’는 다양한 세대로부터 따뜻한 관심과 소감을 받았다. 런칭 이후 한 달 동안 9편의 글을 통해 세대를 잇고, 세상을 이어왔다. 현재도 흩어진 것들을 잇기 위해 다양한 글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의 글은 조금 더 일상적인 면에서 통하는 것들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10번째 글로 넘어가는 아 시점에서 조금 무거운 주제를 다뤄보려고 한다. 바로 ‘세대 차이’에 대한 이야기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세대 차이’다. ‘세대 차이’라는 현상 자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단순히 세대가 다르다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은 사회 안에서 생활하며 같이 지내다 보니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에서 소통이 잘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