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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이음

음료수 大 자로 주세요

 

 

 “디카페인 콜드 브루 벤티 사이즈로 주세요.”, “자몽 허니 블랙티 톨 사이즈로 주세요.”. 이런 용어들은 젊은 세대가 스타벅스 등의 카페에서 대용량의 마실 것을 주문할 때 쓰는 말이다. 음료의 벤티 사이즈, 톨 사이즈를 만약 옛날 다방에서 부르게 된다면 “다방 커피 자로 주세요.”와 “쌍화차에 노른자 2개 넣어주세요.”가 된다.

 

 다방과 카페는 차나 커피처럼 마실 것을 판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두 공간을 별개의 공간으로 여긴다. 요즘 카페에서는 무수히 많은 종류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크기의 음료수와 디저트들을 제공한다. 시니어 세대가 사랑했던 다방, 젊은 세대가 내 집처럼 찾는 카페의 차이점이 이 사실에 있다. 생수를 사 먹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라에서 빠른 시간 음료 문화가 꽃피우게 된 것이다.


 

사진= 스타벅스 코리아

 

 

 짜장면에는 곱빼기가 있고 탕수육은 中 자가 있듯이 음료수에도 大 자가 있다. 카페에 처음 가본 시니어 세대는 커피를 주문할 때 예상치 못한 사이즈 선택 질문이 매우 낯설 것이다. 옛날 다방에서 대용량 음료는 커녕 여러 잔을 시키는 선택지마저 보편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반가운 얼굴과 함께 다방에서 무언가 주문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었다고 한다. 종업원이 내오는 찻잔에 담긴 것은 좋은 사람들과 같이 보내는 행복한 시간과 웃음꽃이었다.

 

 시간이 흘러 카페가 다방의 뒤를 이어받았다. 달라진 세대에 맞춰 음료수도 변화했다. 카페 음료는 사람들의 기호와 이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이 더해졌다. 이전보다 음료수를 찾는 경우의 수가 늘어나면서 보통 크기 한 잔만으로는 부족한 때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카페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거나 여름철 타는 목을 달래야 할 때는 대용량 음료가 등장한다. 대용량 음료는 더 이상 오늘날의 카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그렇다면 대용량 음료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놀랍게도 대용량 음료의 기원은 바다 건너 미국의 햄버거에 있다. 햄버거에 빠질 수 없는 탄산음료, 사람마다 햄버거를 먹는 양이 다른 만큼 원하는 탄산음료의 양도 달랐다. 그래서 미국은 항상 더 큰 사이즈를 갈망해 왔다. 탄산 음료가 처음 등장한 19세기부터 꾸준히 음료를 담는 잔의 크기는 커졌다. 결국 1987년, ‘맥도날드’에서는 여름을 겨냥해 더 커진 햄버거 라지 세트와 대용량 콜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음료수의 대용량이 생기는 경우는 많았지만, 매장에서 마시는 음료수를 처음부터 큰 컵에 주자는 발상은 없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음료 문화에는 ‘라지 사이즈’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겨났다. 다음 해 서울이 세계로 향하는 사이, 한국에도 맥도날드가 진출하면서 대용량 음료가 서울에 상륙하게 되었다. 여담으로 KBS 유튜브 채널에서 한국 맥도날드 1호점이 개장한 날 사이즈가 다른 두 콜라를 주문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우측 사진 = 스타벅스 아메리카

 

 

 ‘맥도날드’의 인기몰이 이후, 한국에서도 다양한 크기의 음료 선택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지금의 카페에 큰 영향을 주었다. 특히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과 더불어 한 번의 많은 용량의 음료를 찾는 사람들 또한 증가하면서 ‘대용량’ 선택지는 빛을 발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서구화된 음료 문화와 분주해진 현대 사회가 맞물려 탄생한 결과이다.

 

 이번 글에서는 대용량 음료의 탄생과 함께 커져 버린 음료 문화에 대해 다뤄보았다. 대용량 음료는 단순히 더 많이 마시기 위한 수단이 아닌, 현대 사회의 바쁜 일상과 한국과 세계가 처음 만난 순간이 합쳐진 결과물이다. 한 잔의 음료 속에 세대마다 의미하는 바가 다르면서도 맞닿아있다는 점이 흥미로움을 자아낸다. 이 커다란 음료수 한 잔으로 시니어 세대와 젊은 세대가 새로운 이음을 맺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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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Too Big to Chug: How Our Sodas Got So Huge

Our love affair with soda has led to outrageously supersized drink sizes.

www.motherjones.com

 

 

Coca-Cola's King Size Bottle

History and impact of Coca-Cola's King Size bottles, a symbol of mid-century marketing innovation in the midst of the cola wars.

www.historyoasis.com

 

 

미국인이 지불하는 맥도날드 성공의 대가

[오마이뉴스 홍은택 기자]2000년 미국 대선에 이어 2004 미국 대선은 양극화되고 있는 미국 사회를 보여준다. 미국 사회내 블루(blue)와 레드(red)의 대립은 단지 서로 의견이 다른 정도가 아니...

n.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