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한 번 밥이나 먹자’, ‘식사하셨어요?’
다음과 같이 상대의 안부를 묻기 위해 식사 여부를 물어볼 정도로 한국인의 밥 사랑은 역사에서도 도드라지게 찾아볼 수 있다. 조선에 찾아온 서양 선교사들은 조선인들의 식사량이 엄청나다고 밝혔으며, 해외에 파견된 사신들은 음식을 적게 받았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은 오랜 기간 의식주에서 식을 가장 중요시하는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한때는 전 국민의 꿈이었던 흰 쌀밥에 고깃국을 어렸을 때부터 배부르게 먹고 자란 세대가 나타났다. 세계화 시대가 열리며 다른 나라의 음식을 즐겨 먹는 세대도 등장했다. 보릿고개를 경험한 시니어 세대, 정겨운 한식과 해외 음식을 동시에 X세대, 세계화된 입맛을 가진 MZ세대. 모두 똑같이 밥심으로 먹고사는 한국인이지만 서로 다른 식습관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세대가 한자리에서 밥을 먹다 보면 의도치 않은 오해나 걱정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음-세는 이번 글을 통해 각 세대가 음식에 대해 갖고 있는 걱정과 오해를 풀어보고자 한다. 태어난 시대가 다른 만큼 당연히 먹고 자란 배경 또한 다르다. 이러한 주제가 조금 낯설지라도 알고 난다면 멀어 보이던 밥상이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우리의 식문화가 한 단계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주식이고 무엇이 반찬인가?
MZ세대는 다른 세대와 마찬가지로 한식을 먹고 자란 한국인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한식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내용이 있다. 주식과 반찬의 경계를 세대마다 다르게 인식되고 있다. 우리 한식의 주식은 쌀밥이다. 밥, 죽, 국수 외의 다른 음식은 전부 반찬으로 분류하는 것이 원칙이다. MZ세대는 이러한 원칙에 따라 김치와 국을 다른 반찬과 동일한 반찬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밥상에 올라오지 않아도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부터 쌀밥과 함께 자주 올라왔던 김치와 국은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되는 반찬이기에 주식에 가까운 취급을 받았다. 실제로 오첩반상을 샐 때 김치와 국은 첩 수에 해당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간장, 고추장, 된장은 한식에는 거의 빠질 수 없는 양념이면서 찌개, 비빔밥, 제육 등 다양한 요리들과 어울려 활용도가 높다. 그러나 우리의 장이 반찬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한식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장은 양념류로 분류되어 있지 않다. 이는 MZ세대에게 매우 생소한 사실이다. 시니어 세대에게는 종종 맨밥에 고추장 하나만 있어도 든든한 식사가 되었다. 장류가 반찬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시니어 세대와는 달리, 이러한 경험을 하지 못한 MZ세대는 단순히 다른 반찬들을 더 맛있게 만들어주는 양념인 줄만 알았던 것이다.
지금과는 다르게 과거의 장류는 확실하게 반찬의 영역에서 다루어졌었다. 실제로 조선 시대의 ‘오첩반상’을 보면 간장과 고추장이 반찬으로 취급된 경우를 볼 수 있다. 일부 젊은 세대는 이러한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해 과거 시니어 세대가 반찬 없이 양념과 주식만으로 끼니를 해결한 것으로 오해한다. 이를 반영하듯 전 세계로 퍼져나간 우리의 장은 한국의 맛있는 양념으로서 받아들여지기도 하였다.
너무 부실해진 아침밥?
시니어 세대가 X세대와 MZ세대를 보며 떠올리는 큰 걱정 중 하나는 부실해진 아침밥이다. 실제로 한국인이 먹는 밥 한 공기의 크기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이며,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아침을 먹지 않는 사람들도 찾을 수 있게 됐다. 의료계에서도 건강한 삶과 높은 업무 능률을 위해 아침밥을 반드시 챙겨 먹길 권한다. 아침밥은 가급적 챙겨 먹어야 하는 것이 맞다. 다만 이 지점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아침밥이 부실해졌다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음-세가 처음 유럽으로 향한 날,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발걸음을 뗐을 때 받은 충격은 신선했다. 음식의 간이 짰다든지 생각보다 야채가 부족하다는 이유가 아니었다. 식탁 위에 여러 개의 접시로 탑을 쌓은 자리는 한국인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의 아침 식사가 든든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다른 나라와의 차이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다시금 한국인의 놀라운 식사량을 깨닫게 되었다.
유럽인들은 아침으로 간단한 커피와 빵 한두 조각 그리고 염장 햄 등을 먹었다. 대개 한두 접시만을 먹었으며 몇몇 사람들은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만으로 아침 식사를 마치기도 했다. 이는 비단 유럽만의 풍경이 아니다. 이웃 나라 중국과 일본의 아침 식사에도 비슷한 모습이 보였다. 중국은 요우티아오(튀긴 꽈배기)나 또우장(두유와 비슷한 콩국)같이 밖에서 간단한 아침밥을 사 먹는 편이며, 일본도 토스트 혹은 반찬이 적은 아침상으로 간소하게 해결한다.
한국의 아침 식사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미 세계화가 상당 부분 진행되었고, 다른 나라의 식습관에 영향도 많이 받아 바뀌어가고 있다. 시니어 세대의 걱정과는 달리 젊은 세대는 세계화의 흐름에 따라 적정량의 식사로 힘찬 하루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삼시세끼를 적당한 양에서 섭취하는 것은 중요하다. 오히려 이런 식사 문화와 식사량의 변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많은 발전과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셈이다.
이음-세는 이번 글을 통해 세대마다 다르게 생각하고 있던 우리의 밥상을 조명했다. 확실한 것은 모든 세대가 각자의 환경에서 제대로 된 밥을 먹으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했다는 것은 동일했다. 단지 이들의 밥상이 변했을 뿐, 우리는 여전히 같은 밥을 먹고 사는 한 식구다. 이번 기회를 통해 ‘아침밥’ 글로 하루를 시작하고, ‘커피 글’이라는 후식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이음-세는 흩어진 세대, 생각, 세상 그리고 마음을 이어주는 매거진이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법부터 최신 기술 트렌드 그리고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이음을 통해 흩어진 것들을 이어준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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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한식포털 (The Taste of Korea HANSIK)
www.hansik.or.kr
https://www.jnnews.co.kr/skin/news/basic/view_pop.php?v_idx=31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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