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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음

우리는 세계보다 '더 넓은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는 '세계' 속에 살고 있는 것인가? 아님 '세상' 속에 살고 있는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은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수많은 국경을 오고 갈 수 있는 세계화 시대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세계는 오랜 시간 동안 새로운 공간을 찾고자 하는 노력 끝에 만들어졌다. 신대륙,  미지의 땅, 그리고 심해까지. 새로운 공간을 개척하려는 생각이 우리를 세계로 이끌었다. 인류는 세계로 향하는 동안 수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세계는 인류에게 너무 좁은 곳이었다. 20세기에 다다르자 더 이상 새롭게 개척할 장소가 없었다. 새로운 원동력을 찾기 위해 한참을 고민하던 사람들은 어느새부턴가 밤하늘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들은 '세계'를 넘어 더 큰 '세상'을 개척하기 위해 우주로 향했다. 수많은 우주인이 작은 발걸음을 내딛으며 인류를 위한 거대한 도약을 이뤄냈다. 어쩌면 '화성에 가겠다'는 말도 우스갯소리로 들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인류가 우주 개척에 있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사실 우주로 향하는 일은 정말 어렵고 비싼 일이 되어가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쏟아야 할 돈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세상을 넓히고자 하는 야망에 비해 당장 넓힐 수 있는 범위는 그리 넓지 않은 상황이다. 개척을 통해 세상을 넓힐 수 없다면, 아예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세상을 넓혀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이전까지는 없었던 가상 세계, '메타버스'다.

 

 


 

싸이월드와 마인크래프트

 

 '메타버스'란 초월이라는 뜻의 메타(Meta)와 우주라는 뜻의 버스(Verse)가 합쳐진 단어다. 메타버스가 처음 등장한 곳은 놀랍게도 소설이다. 1992년 SF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서 메타버스라는 가상 세계가 탄생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처럼 생활할 수 있으며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경제 체계가 갖춰져 있었다. 소설 속의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였음에도 현실 세계와 연동되는 요소들 때문에 더 넓은 세상을 구축할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이 소설을 읽고 영감받아 메타버스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을 펼쳐왔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2000년대 가상현실 서비스다. 대표적인 예시로 국내에서 유명했던 SNS 플랫폼 '싸이월드'가 있다. ' 미니홈피’라는 가상 세계에서 ‘아바타’라는 캐릭터를 원하는 모습으로 꾸미고, 현실 세계의 돈을 가상 세계의 돈으로 환전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싸이월드는 처음으로 대규모 서비스 방식의 메타버스를 개발해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선물했다.

 

 2010년대에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이 개발되었다. 그에 따른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성능 또한 항상되었다. 이제 누구나 메타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9년, 차세대 이동 통신 기술 5G 덕분에 어느 곳이든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등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한 게임들이 서비스되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2020년대에는 코로나에 의한 비대면 환경이 활성화된 언택트 시대가 들어섰다. 이에 따라 재택 근무와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증가했다. 메타버스를 원하는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 대유행이 끝난 지금도 메타버스는 발전하고 있다. 더 나은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 AI나 가상화폐 같은 신기술을 적용하려는 연구와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메타버스는 반드시 VR 기기를 써야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메타버스는 이미 현실 세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사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도 메타버스다. 실제로 수십년간 메타버스와 관련된 연구를 펼처온 해외에서는 SNS, 지도 앱 그리고 배달 서비스를 메타버스로 인정했다. 종류만 다를 뿐 가상 세계를 현실 세계와 연결하여 우리의 세상을 넓혀준다는 공통점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카카오톡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메타버스이자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인 셈이다.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본격적인 메타버스는 가상 현실이다. 지금의 가상 현실은 영화나 게임처럼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세계는 아니다. 현실 세계보다 가상 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 늘리려면 아직도 많은 발전과 개선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는 우리가 꾸준히 주목해야 할 세계다. 아직 미완성일지라도 계속 지켜보고 관심을 가져준다면 우리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넓은 세상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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