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에게 제2의 쌀로 불리는 라면, 일본인에게 대체할 수 없는 영양식 라멘. 맛있고 저렴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장점 덕분에 국민 음식으로 거듭난 두 나라의 국수가 서로를 새로운 맛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요즘 일본인들은 라면을 탐닉하고 있다. 한국 라면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고기 국물과 매운맛이 일본인에게도 잘 맞는 모양이다. 농심에서는 일본어로 ‘맛있게 맵다’라는 뜻의 うまから(우마카라)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홍보했다. 일본의 온라인 리서치 기관인 네토라보조사대에 따르면, 현재 일본 대형마트에서 신라면이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인기를 반영하듯 지난 7월에는 농심이 한국 라면 중에서 유일하게 인기 순위 10위권에 들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라멘을 즐기고 있다. 네이버 지도나 인스타그램 같은 앱을 켜보면 전국에 수 놓인 라멘 맛집을 찾을 수 있다. 일본 현지에서 조리법을 배워 온 요리사들이 늘어나면서 이젠 한국에서도 현지와 흡사한 라멘을 맛볼 수 있게 됐다. 일본 라멘 체인 중에서 유명한 곳 중 하나인 이치란 라멘은 올해 한국에서 두 차례의 팝업 스토어(한정 기간 운영되는 이벤트 가게)를 열었다. 팝업 스토어 운영 기간 내내 한국인들을 끌어모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러한 라멘 유행에 힘입어 국내 여행사에서는 라멘 맛집이 포함된 미식 여행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라면과 라멘 열풍은 국적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일본 라멘은 한국 라면만큼 깊은 세계를 갖고 있기에 매력적이다. 이음-세는 두 음식을 모두 좋아하는 애호가로서 그 깊은 라멘의 세계로 여러분을 이어드리려고 한다.
일본의 라멘은 크게 지역에 따라, 재료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흔히 일본의 3대 라멘으로 하카타 돈코츠 라멘, 삿포로 미소 라멘 그리고 기타카타 쇼유 라멘이 꼽히는데, 이름만 보더라도 탄생한 지역과 주요 재료를 파악할 수 있다. 돈코츠 라멘은 장시간 돼지 사골 육수를 우려낸 라멘이다. 미소 라멘은 일본 된장을 사용했으며 쇼유 라멘은 일본 간장을 바탕으로 국물을 냈다. 세 라멘 모두 한국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라멘으로 유명하다. 지역마다 독특한 조리법을 바탕으로 만든 라멘을 만나볼 수 있으며 그 종류를 헤아리기 어렵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지만 자세히 알지 못했던 인기 라멘 3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① 시오라멘 (소금라멘)

한국 내에서는 덜 알려졌지만 일본 내에서는 3대 라멘 다음으로 유명한 라멘이다. 시오라멘은 맑은 고기 육수에 소금으로 깔끔하게 간을 한 국물이 특징이다. 소금으로만 간을 하기 때문에 다른 라멘보다 고기의 잡내를 잡기가 어렵다고 알려졌지만, 실력 있는 집에서 먹는다면 그 어떤 라멘보다도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라멘 입문자 중에서 3대 라멘이 짜거나 느끼해서 도전하기 어렵다면 시오라멘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본만의 특징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비교적 적당한 간을 갖고 있어 큰 부담 없이 라멘을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② 토마토라멘


이 라멘의 이름만 들었을 때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음-세는 자신있게 말한다. 토마토라멘은 첫인상과는 다르게 정말 맛있는 라멘이라고. 토마토라멘은 서양의 토마토수프를 바탕으로 만든 라멘이다. 고기 육수와 토마토수프가 만나 독특한 산미를 자아낸다. 너무 독특한 탓인지 아직 일본에서도 주류 라멘으로 올라서지는 못했지만, 확고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한 닛신식품은 1982년부터 칠리토마토 라멘을 판매해왔으며, 2000년대에는 일본 열도 전체에 토마토라멘 맛집들이 자리 잡았다. 어쩌면 현지인들만 즐기는 라멘로 향하는 열쇠는 토마토라멘에 있을지도 모른다.
③ 츠케멘 (국물에 찍어 먹는 라멘)

어쩌면 많은 사람이 일본 국수에 관해서 가장 놀랄지도 모르는 사실은 국물에 찍어먹는 국수가 메밀소바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츠케멘은 우리에게 친숙한 메밀소바처럼 면을 국물에 찍어 먹는 방식으로 먹는 라멘이다. 본래는 1955년 도쿄의 다이쇼켄(大勝軒)이라는 라멘 가게에서 직원식으로 먹던 음식이었는데, 단골들이 하나둘씩 맛보고 난 뒤 빠져들어 정식 메뉴로 승격됐다는 비화가 있다. 그래서 이 가게의 이름 따서 다이쇼켄계 라멘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츠케멘은 조금 더 진하게 맛을 낸 국물에 평소보다 조금 더 두꺼운 면을 사용한다. 메밀소바처럼 찍어 먹는 재미가 있으면서도 라멘의 따뜻하고 깊은 맛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이 묘미다. 국물 또한 돈코츠, 쇼유, 토마토 등 다양하게 사용된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츠케멘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생겼는데, 색다른 라멘을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꼭 도전해 보길 바란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음-세는 라멘을 즐겨먹는 애호가다. 당연히 이번 글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라멘을 먹었으며, 일본을 대표하는 3대 라멘은 모두 섭렵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라멘의 새로운 지평을 맛보기 위해 지난 10월 후쿠오카를 방문했을 때 현지인들만 안다는 토마토 츠케멘을 도전했다. 아직도 도전하지 못한 라멘이 정말로 많다. 많고 많은 가짓수 때문에 그동안 엄두를 내지 못했던 라멘. 이번 글이 여러분을 라멘의 세계로 이어지는 맛있는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음-세는 흩어진 세대, 생각, 세상 그리고 마음을 이어주는 매거진이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법부터 최신 기술 트렌드 그리고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이음을 통해 흩어진 것들을 이어준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다.
이음-세 | Connectin-G
[참고문헌]
[더구루] 농심, 라면 종주국 日 입맛 홀렸다…신라면 코스트코 라면 1위
[더구루=김형수 기자] 농심 신라면이 라면 종주국 일본 입맛을 사로잡았다. 신라면이 일본 코스트코 인기 라면 순위 정상을 차지했다. 신라면 특유의 매운맛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눈길을 끄
www.theguru.co.kr
일본 여행 필수 코스 ‘이치란 라멘’ 이제 한국서 먹는다... 현지 그대로 옮겨온 더현대서울 팝
일본에 가지 않아도 전문가가 끓여주는 이치란 라멘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www.insight.co.kr
인터파크 투어, 일본과 중국 현지 음식 즐기는 미식 홀릭 패키지 상품 선보여
인터파크 투어는 일본 후쿠오카 푸드홀릭, 중국 대련 만두홀릭 등 푸드칼럼니스트 박정배 작가와 공동 기획한 미식 패키지 여행 상품을 판매 중이라고 밝혔다.인터파크 트리플 관계자는 "박정
www.healthinnews.co.kr
일본도 '꼬들파' vs '퍼진파' 갈려요…각양각색 라멘세계 [日요일日문화]
요즘 우리나라에도 일본 라멘 가게가 많이 생기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돈코츠 라멘밖에 안 들어왔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닭 육수 등 다양한 종류의 라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요.
n.news.naver.com
トマトラーメンのブームは来るか!? [ラーメン] All About
以前から「ラーメンにトマト」というのは気になっていたが、最近目立つようになってきた感がある。果たして「トマトラーメンブーム」は来るのだろうか?
allabout.co.jp
[라멘여행 10] 도쿄 다이쇼켄의 ‘쯔케멘’, 코리아트레블뉴스,
https://thetravelnews.co.kr/03/228776/
'세상을 이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투, 마리오, 스위치는 '닌텐도'로부터 (0) | 2025.02.24 |
---|---|
인공지능에도 세대가 있다 (12) | 2025.01.25 |
새로운 석유의 등장, 거세지는 모래 바람 (2) | 2024.08.25 |
올림픽은 스포츠만 모이는 자리가 아니다 (5) | 2024.08.22 |
우리는 세계보다 '더 넓은 세상'에 살고 있다 (2) | 2024.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