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사실 신기한 행사다. 올림픽의 기원은 기원전 그리스에서 신을 숭배하기 위해 모이는 제사, 올림피아였다. 특이한 점은 제물을 바치지 않고 성인 남자들이 모여 스포츠로 자웅을 겨루면서 제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신성한 행사였기에 올림피아 기간만큼은 전쟁을 멈추었다.
프랑스는 올림픽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라다. 프랑스의 귀족 쿠베르탱 남작이 올림피아를 재발굴했기 때문이다.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를 이룬다는 정신은 고스란히 전해져 올림픽을 빚어냈다. 쿠베르탱 남작은 1900년과 1924년에 두 번의 올림픽을 개최하며 대회의 기틀을 다졌다. 이들은 전 세계의 사람들이 열린 마음으로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단순히 흥행 면에서 성공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현대 올림픽이 가지는 의미를 보여주었다. 그 의미란 올림픽은 스포츠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가치와 더 넓은 세상을 이어주는 자리가 됐다는 것이다.
세계화된 스포츠, 세상을 바꾸다
올림픽은 여러 대회를 거치며 올림픽의 범위와 성격이 확장되었다. 20세기 후반,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를 늘리며 좋은 성적을 노리는 국가들이 등장했다. 국가의 존재를 알리고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몇몇 국가 중에서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게 포상을 주는 곳도 있었다. 21세기에는 지구상 거의 모든 나라들이 참가국으로 모이게 되었다. 종목의 수 또한 300개가 넘는다. 이제 국가들은 기존 종목에 참가하는 것을 넘어 종주국으로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자국의 스포츠를 새로운 종목으로 추가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근래의 스포츠는 국위선양의 수단에서 국가 경쟁력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스포츠 자체가 국가 산업으로서 전문화된 국가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국가로 미국과 프랑스가 있다. 이러한 국가들은 세계 최고의 대회를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로써 경제적,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자체적으로 스포츠를 발전시켜 올림픽 무대에서 지속적인 흥행을 거둘 수 있는 구조를 갖추었다. 한국 양궁 또한 협회를 전문화하여 꾸준한 경쟁력을 확보하였고, 연이은 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 차원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사람들은 자국 영웅은 물론 각 종목의 스포츠 선수들을 보기 위해 올림픽을 바라본다. 테니스의 노박 조코비치, 농구의 스테픈 커리, 체조의 시몬 바일스 같은 스포츠 전설부터 자신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리는 신예 선수까지 다양한 선수를 응원한다. 이들이 속한 국가의 성적이 아니라 하나의 개인이 성취한 인간 승리를 축하한다. 나아가 출전하지 않은 종목도 스포츠 그 자체로서 즐기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한마디로 모든 차원에서 올림픽과 스포츠가 가지는 의미가 달라졌다. 스포츠의 세계화는 국제평화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스포츠와 전혀 다른 영역을 이을 수 있게 해주었다.
올림픽, 기술을 잇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는 더 많은 사람에게 다양한 스포츠를 제공하기 위해서 다양한 신기술을 도입해 왔다. 공식 스마트폰 스폰서 '삼성'은 그간 대회 기간에 맞추어 전체 선수단에 한정판 갤럭시 스마트폰을 제공해 왔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대회 운영 전반에 '갤럭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모습이 유독 눈에 띄었다. 개막식 때 갤럭시 스마트폰을 배 위에 설치하여 센강 위로 입장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생중계로 전달하였다. 또한 요트 경기에서도 같은 방식을 적용해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는 모습을 더욱 가까이서 담았다.
가장 놀라운 기술은 시상식에서 볼 수 있었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메달을 수여받은 이후에 선수들이 '갤럭시 Z 플립'으로 셀카를 찍을 수 있는 ‘빅토리 셀피’ 시간이 추가되었다. 기술적으로 특이한 것은 없었으나,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MZ세대 선수들이 직접 축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는 것이 큰 특징이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스마트폰으로 찍었음에도 전문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생생한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렇듯 올림픽은 새로운 기술을 이어주는 역할도 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림픽, 문화와 역사를 잇다
프랑스는 경기장에 자국의 문화와 역사를 화려하게 녹여냈다. 프랑스는 자국의 문화유산을 그대로 경기장으로 활용하였다. 파리의 상징 에펠탑 앞에서 펼쳐진 비치발리볼 경기장, 승마 경기장으로 쓰인 베르사유 궁전은 세계인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 밖에도 FIFA 월드컵, 투르 드 프랑스, 프랑스 오픈 같은 정상급 대회를 개최한 이력이 있는 경기장들도 합세해 경기의 질을 높였다.
각 나라의 선수단은 파리가 패션의 성지라는 점을 의식해 그 어느 때보다도 다채로운 선수단복을 선보였다. 몽골 선수단은 전통 의상을 각색한 단복을 내놓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파리 중심지에 올림픽 하우스를 열어 각 나라의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미국은 할리우드와 빌보드를 선보이며 2028년 LA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파리 올림픽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포츠를 넘어선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었다. 고대 신을 위한 제사이자 엑스포의 별책부록이었던 올림픽. 기술, 문화, 경제, 예술 등 다양한 분야가 모여 영감을 주고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세상의 무대가 되었다. 이제 올림픽은 스포츠만을 위한 대회가 아니다. 모든 분야가 교류하는 새로운 엑스포이자 온 세상을 이어주는 기회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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