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지구상 동물 중 도구의 사용을 극대화한 종족이다. 손끝에서 오는 감각과 작은 손 근육을 제대로 살려 문명을 이룩했다. 도구는 우리가 사는 시대를 반영한다. 시대를 거치며 도구에 기계가 더해지니 새로운 국면을 열렸다. 1차 산업 혁명 때는 사람들이 들던 농기구가 기계에게 향했다. 2차와 3차를 거치며 노동을 위한 도구는 점점 우리 것이 아니게 되었다. 그리고 4차 산업 혁명으로 접어들며 컴퓨터라는 도구가 우리의 삶을 뒤바꿔놓았다.
컴퓨터는 기약 없이 커지던 기계를 다시 인간의 품 안으로 되돌린 혁명이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출시하며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는 힘을 선사했다. 전자 기기는 현대 사회를 바꾸는 중요한 도구다. 이러한 기기는 우리 손안에 더 많은 능력과 즐길 거리를 불어넣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그렇게 우리는 디지털 시대는 맞이하게 되었다.
몇몇 사람들은 디지털 시대를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시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가 아날로그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디지털 시대가 발전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여전히 아날로그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디지털 기기에서도 아날로그를 살펴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두 가지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번째 이야기는 가장 첫번째 아이폰으로 디지털 기기의 교과서다. 어느 매체에서든 첫 아이폰은 항상 최고의 혁신으로 꼽힌다. 1세대 아이폰은 시대를 바꾼 인상적이었던 변화를 주었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 우리는 키패드(자판)를 통해 전화번호를 누르고 문자를 보냈다. 아이폰은 휴대전화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키패드를 없앴다. 대신 이를 터치가 되는 커다란 화면으로 바꿨다. 스티브 잡스는 키패드의 버튼을 손끝으로 누르는 터치로 완벽하게 재현했다. 물리적인 버튼이 사라지는 대신 소프트웨어로 더 많은 버튼을 추가할 수 있게 했다. 화면 위의 버튼은 자유자재로 생겼다가 사라지면서도 손끝에 확실하게 눌렸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중요한 동작 ‘밀어서 잠금 해제’는 우리가 직접 자물쇠를 열듯 부드럽지만 정확하게 손에서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앱이 초창기 아이폰의 가장 큰 혁신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한 기능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컴퓨터의 마우스로 자유로이 누볐던 인터넷과 프로그램을 터치로 누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첫 아이폰은 커다란 화면을 두 눈이 아닌 한 손을 위한 무대로 꾸몄다.
두 번째 이야기는 바로 펜과 키보드가 달린 태블릿 PC다. 윈도우를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는 태블릿에 터치 펜과 탈부착이 가능한 키보드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생소한 아이디어였지만, 이후 애플의 아이패드까지 같은 조합을 내놓으며 태블릿을 살때라면 한 번쯤은 고려해 볼 만한 조합이 되었다. 태블릿에 더해진 펜과 키보드는 아이폰과 정반대의 방식으로 나왔지만, 본질은 아날로그에 있었다.
아이폰이 유연함과 편리함을 위해 키패드를 없앴다면, 태블릿은 정확도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펜과 키보드를 추가했다. 방식의 차이만 있을뿐 두 방법 모두 아날로그 감성이 들어가 있다. 펜은 연필과 붓의 감성을 디지털로 가져왔고, 키보드는 타자기의 감성을 디지털로 옮겨냈다. 이 둘 모두 편리함을 유지하면서도 전문적인 작업을 가능케 했다.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 감성이 중요하다.
최근 몇몇 연예인들은 출근길에서 줄 이어폰을 쓰고 다니기도 한다. 무선 이어폰로 가득한 요즘, 줄 이어폰이 왠지 모르게 반가운 때다. 우리는 이로부터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였다 한들 아날로그 감성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아날로그 감성은 우리와 함께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소개한 이야기들은 다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훌륭한 이야기다. 분명 디지털 기술이지만 아날로그 감성이 잘 녹아들었다. 이렇듯 디지털 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다. 기존의 아날로그를 계승하고 이를 디지털로 윤택하게 만들어낸 또 다른 아날로그다. 아날로그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묵묵히 자신의 가치를 지키며 우리 옆에 있었을 뿐이다.
이음-세는 흩어진 세대, 생각, 세상 그리고 마음을 이어주는 매거진이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법부터 최신 기술 트렌드 그리고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이음을 통해 흩어진 것들을 이어준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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