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세대는 젊은 세대에 대해서 걱정하는 점들이 여럿 있다. 이번 글에서 다룰 내용은 ‘어렸을 때 뛰어놀지 못했다’는 걱정이다. 성인이 되기 전에 마음껏 뛰어놀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안타깝다는 반응도 여럿 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젊은 세대는 잘 뛰어놀면서 자랐고, 여전히 뛰어놀고 있기 때문이다.
시니어 세대는 젊은 세대에게 종종 어렸을 적 뛰어놀았던 기억을 되짚으며 이를 전달하곤 한다. 이들은 집 근처의 자연에서 뛰어놀며 주변 친구들과 활발한 놀이를 펼쳤을 것이다. 자연 속에서 순수하게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을 것이다. X세대도 시니어 세대의 뒤를 이어 동네 속에서 뛰어놀았다. 공기놀이, 오징어 놀이, 땅따먹기 등 다양한 놀이가 등장하여 온 동네를 시끌벅적하게 만들었다.
사람에게 뛰어논다는 행동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성인이 되기 전 뛰어놀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뛰어노는 행위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운동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또한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기도 한다. 실제로 일본의 전설적인 게임 디렉터 미야모토 시게루는 어렸을 적 산속에서 직접 도구를 만들며 모험을 떠났던 경험을 바탕으로 <젤다의 전설>이라는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이만큼 뛰어노는 경험은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지금도 학교 운동장, 집 주변 체육시설, 공원들을 가보면 아직도 열심히 뛰어놀고 있는 아이들과 학생들을 볼 수 있다. 누군가는 축구를, 누군가는 달리기를, 누군가는 동아리 사람들과 함께 운동한다. 인터넷과 전자기기의 발달로 밖을 나가지 않고도 할 수 있는 행위들이 많아져 더 재미있고 다양한 요소를 어디서든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과거 친구들과 뛰어놀던 모습은 이젠 집에서 친구와 함께 휴대폰 게임을 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젊은 세대는 여가를 즐기기 위해 밖에 나간다는 선택지를 고를 필요가 없어졌다. 이런 모습은 표면적으로는 젊은 세대가 더는 뛰어놀지 않게 되었다고 보여 시니어 세대가 걱정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앞서 언급했듯이 젊은 세대는 걱정과는 다르게 자랐다. 여전히 어렸을 때의 뛰어놀았던 추억이 있고 지금도 더 활발하게 뛰어놀면서 지낸다. 하지만 그 방식의 차이를 충분히 설명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걱정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과거에는 아이들이 공터에서 하는 공놀이, 자연 속에서 모험하기 등 심심함을 풀 수 있는 수단이 한정적이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젊은 세대가 가장 먼저 뛰어노는 곳은 놀이터다. 고밀도의 도시에서 태어난 젊은 세대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장소에 모이는 것에 익숙하다. 실제로 어렸을 때의 기억을 얘기할 때 집밖에 있는 놀이터로 향했다는 젊은 세대들이 있기도 하다. 놀이터는 도시 공간에서 자연과 유사한 환경과 놀이 공간 모두를 제공한다. 미끄럼틀, 시소, 정글짐 같은 놀이기구들은 빠지면 섭섭한 존재다. 몇몇 놀이터에는 모래밭과 물놀이 공간이 있어 해변에 가지 않고도 모래성을 쌓을 수 있는 곳도 있었다. 놀이터는 빈손으로 가도 재미있는 곳이지만, 비비탄을 사용하는 모형총이나 피크닉 도구를 챙겨 간다면 완전히 다른 놀이를 경험할 수 있었다.
시대를 거치며 도시가 발전하듯이 '뛰어놀기' 또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제는 ‘뛰는 것’과 ‘노는 것’이 분리되어 세밀화되기 시작했다. ‘노는 것’이 그 자체로 문화가 된 것이다. 게임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놀이를 즐기는 것부터, 영화관과 OTT(유료 동영상 서비스)에서 영화 관람하기, 프로 스포츠 경기 혹은 유명 가수의 콘서트 직관, 코인 노래방에서 요즘 노래 부르기 등 할 것은 차고 넘친다. 심지어는 하루 동안 파티 룸을 빌려 이 모든 것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반면 ‘뛰는 것’을 선택한 사람들은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러 떠났다. 클라이밍, 서핑, 볼링 등 예전에는 즐기기 힘들었던 새로운 스포츠들이 등장했다. 최근 대학가에서 이러한 스포츠를 함께 도전하고 즐기는 동아리 문화가 자리 잡기도 했다. 코로나 시기에도 스포츠와 운동은 멈추지 않았다. 집에서 하는 헬스, 일명 '홈 트레이닝’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안팎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운동과 건강을 챙기는 것이다.
뛰어놀 수 있는 선택지가 그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 수많은 ‘뛰는 것’과 ‘노는 것’의 선택지 속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직접 알아보고 취사선택하여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고 있다. 이음-세는 시니어 세대가 더 이상 걱정하지 않길 바란다. 뛰어노는 것은 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잘 이어지고 있다. 단지 그 형태와 의미가 확장되었을 뿐이다.
이음-세는 흩어진 세대, 생각, 세상 그리고 마음을 이어주는 매거진이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법부터 최신 기술 트렌드 그리고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이음을 통해 흩어진 것들을 이어준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다.
이음-세 | Connectin-G
'세대를 이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대 차이? 시대 차이! (4) | 2024.09.16 |
---|---|
게임은 계속된다, 바둑부터 롤까지 (2) | 2024.09.02 |
'새벽 감성'과 잠 못 드는 밤 (2) | 2024.08.21 |
디지털 시대도 사실은 '아날로그의 시대'다 (1) | 2024.08.06 |
젊은 세대가 '가장 기대 안되는' 올림픽을 즐기는 이유 (1) | 2024.08.03 |